2017년 12월 27일 수요일

연말되니까 진짜 지랄맞은 감정들이 밀려온다

일단 폭넓게 보자면 밖으로는 두말할 것도 없이 좋은 변화가 있었던 한해였지만, 개인적으로는 사건사고가 많이 터진다기 보다, 크고 작은 좌절감을 끊임없이 느낀 한해였다.

특히나 후반기는 계획에 비해서 결실이 맺히지 않아서 무지막지하게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경제적인 문제도 그렇고.. 사람이 뭐가 잘 안되기 시작하면 성격이 드러워진다는데, 행복하다고 주절댈 때의 느낌보다 한창 고생할때의 밑바닥 감성에 끌리기 시작하는 요즘이다.

그렇게 되니까 뭔가 즐거운 일이 있어도 잘 웃지 않고, 웃을 일이 있어도 오래 가질 못한다.
누가 툭툭 건드리거나 되도않는 농을 싸면 예전같으면 그냥 넘기고 말았을게 요즘은 부쩍 좆같이 느껴질 때가 많아졌다.



그렇다고 뭔 말을 해서 해결이 되면 좋겠는데 그런 문제도 아니니까.
나이를 먹으니까 못할 말만 많아지고 -뒤에 붙을 책임이 보이니- 그래서 풀릴 것 같았으면 애초에 풀었을 말인데, 누구를 때려서 피를 빼는 것 보다 오히려 상처받을 사람을 걱정하게 된다. (그렇다고 돌려까면 제발저려서 오해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딱히 "내가 그때 이랬어야 했는데" 하는 그런 후회는 없는데. (오히려 후련할 정도로 없는데)
그냥 결과가 좋지 않았다.

누군가를 위하려는 마음이 지나쳐서 내 살을 도려낸 때가 많았다.

예상이 언제나 들어맞으리란 보장은 없고,
그냥저냥 보낸 한해였다.

이 다음엔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할 지도 잘 보이지가 않는게 특히나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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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우울병 도지거나 자존감이 낮아진 게 아니라 현상적인 걸 그냥 보고 있으면서 느끼는 걸 쓴다.

이런다고 '이 기분은 무조건 적어야해' 하면서 누가 말하는 SNS에다 삼류 감성팔이 토해낼 이유도 없고,
판다고 그딴거 사줄 사람 아무도 없고,

애초에 내가 일을 꼬고 그르쳐서 생기는 거라 화풀이할 대상도 없으니까.


SNS에선 그지랄 하다가 뭔 일이 터졌는지를 아니까 최대한 오해하지 말라고 포장에 포장을 해서 뽁뽁이 세겹 감고 올리는거지, 본질적으로 하고싶은 말은 거기나 여기나 비슷하다.

애초에 쿨병걸린척 욕 섞어가면서 반말 찍찍 싼다고,
'우와 개솔직한거봐. 멋져' 하면서 알아쳐먹을거 같았으면 시발 세상은 이미 기원전에 위아더월드 했겠지.

반복하지만 어차피 그딴 감성 팔아제낀다고 살 사람 없고.
팬티 빨아대는 놈 평소에 뭔 생각하나 궁금한 사람이나 가끔 이런 똥글 보는거지.